‘테라피스트’ 출간해 유럽 홀린 심리학자 헬레네 플루드 인터뷰

화제의 중심에 선 이 작가 헬레네 플루드는 이력도 특이하다. 소설가이기 이전에 심리학 박사이고 오슬로 대학병원의 시니어 연구원으로 폭력과 트라우마로 인한 수치심, 죄의식 등을 연구한다. 최근 본보와 가진 e메일 인터뷰에서 작가는 “어릴 때부터 이야기를 구상하는 걸 좋아했지만 이런 게 직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다”며 “아이를 낳고 육아휴직을 했는데 그때부터 온갖 이야기로 머리가 윙윙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소설가로서 첫 작품으로 스릴러를 택한 이유는 “인간 심리와 관계의 어두운 이면을 조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악(evil)의 본성, 악의 심리학이 정말 흥미롭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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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이 서로를 해치는 범죄를 저지르고, 때론 그것이 일어나게끔 방조하거나 심지어 묵인하는지가 작가로서 정말 궁금한 주제였어요. 스릴러란 장르가 인기 있는 건 개인의 삶과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이런 ‘악의 속성’에 대해 모두가 품고 있는 질문을 계속 던지기 때문이 아닐까요?” 작가는 여름철 읽을 만한 스릴러로 길리언 플린과 힐러리 맨틀(스릴러는 아니지만 스릴러만큼 재미있다며)의 작품을 추천했다. 한국 독자들은 대개 여름 휴가철 스릴러를 찾지만 북유럽은 으스스한 범죄소설로 정평이 난 곳이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묻자 작가는 “좋은 질문!”이라며 “이렇게 작고 평화로운 나라 사람들이 왜 끊임없이 살인, 범죄에 대해 쓰는 건지 나도 계속 궁금하던 바였다”며 유쾌하게 답변했다. “상대적으로 평화롭고 안정성 있는 사회가 인간의 어두움이나 상실의 위험을 탐색해보는 데 안전한 기반이 돼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하지만 어쩌면 그저, 스칸디나비아의 날씨가 너무 춥고 어둡다 보니 다들 그런 우울한 생각만 하는 걸 수도 있겠죠!”
두 아이를 둔 워킹맘이지만 그는 글쓰기를 병행하는 것이 고되지 않다고 말했다. “애 엄마들은 혼자만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아는데 글을 쓸 때는 혼자가 아니냐”며 “이건 레크리에이션 같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딱 한 챕터만 더 읽자’ 하면서도 끝까지 책을 놓지 못하게 되는 몰입을 한국 독자들에게 선사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바라건대, 몇 명의 밤은 지새우게 할 수 있겠죠?”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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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12, 2020 at 01: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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