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외곽 '따만 사파리' 주말 인파…토요일 하루 8만명 몰려
[※ 편집자 주 : '잘란 잘란'(jalan-jalan)은 인도네시아어로 '산책하다, 어슬렁거린다'는 뜻으로, 자카르타 특파원이 생생한 현지 소식을 전하는 연재코너 이름입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부터 영화관람, 수산물 구매, 교과서 배포, 결혼식까지 차에 탄 채로 해결하는 '드라이빙 트렌드'가 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자가용에 탄 채로 동물과 만나는 '드라이빙 사파리'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수도 자카르타 외곽 따만 사파리(Taman Safari)는 코로나 사태로 석 달 간 문 닫았다가 지난달 15일 재개장한 뒤 방문객이 급증했고, 최근 주말에는 하루 8만명이 몰려들었다.
토요일인 4일 자카르타 남부에서 보고르 '따만 사파리'까지 승용차로 2시간 10분이 걸렸다.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대규모 사회적 제약(PSBB)이 계속 시행 중이지만, 주말 나들이 차량과 오토바이 행렬이 끝도 없이 자카르타를 빠져나갔다.
운전자와 승객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는 점만 다를 뿐, 도로 분위기는 이미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돌아간 듯했다.
따만 사파리는 면적 168만㎡(50만평)의 야생 동물원으로 아시아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동물원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 정부가 10년간 대여한 판다에서부터 보르네오 오랑우탄, 수마트라 코뿔소 등 약 2천500마리의 동물이 산다.
따만 사파리는 코로나 사태로 3월 중순부터 문을 닫았다가 3개월만인 지난달 중순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일상) 보건 지침을 적용하기로 하고 다시 문을 열었다.
따만 사파리 진입로에서 방호복을 착용한 직원이 승용차 안으로 손을 넣어 차례로 탑승객의 체온을 체크한 뒤 통과시켰고, 차량 자체에 소독약도 도포했다.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은 차량이 매표소부터 동물원 내부로 줄지어 들어갔다.
방문 다음 날 따만 사파리에 문의하니 토요일 하루 방문 차량은 1만대 이상, 입장객은 8만명이었다고 답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와서 사파리 차량을 이용한 관람객도 있다.
따만 사파리 입장료는 인도네시아인·단기체류비자(KITAS) 소지자 기준으로 1인당 23만 루피아(1만9천원)이고, 외국인은 더 비싸다.
사파리 내부로 들어간 관람객들은 차 안에서 마스크를 쓴 채로 준비한 당근을 동물에게 먹였다.
동물들은 서행하는 차량에 자유롭게 다가가 당근을 얻어먹었고, 아이들은 손뼉을 치며 즐거워했다. 부모들은 분주히 사진을 찍었고, 데이트 나온 연인들의 모습도 보였다.
따만 사파리는 지난 4월 영업 중단 기간에 태어난 수마트라 코끼리 새끼에게 '코비드'란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사파리 관람을 마친 입장객들은 주차 뒤 도시락이나 라면으로 점심을 먹으며 소풍을 즐겼다.
아들 둘을 데리고 아내와 함께 온 앙갈(34)씨는 '왜 따만 사파리에 왔느냐'는 연합뉴스 특파원 질문에 "기분전환(리프레시·Refresh)"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자카르타에 산다는 앙갈씨는 "그동안 아이들이 집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너무 답답해 했다"며 "따만 사파리는 차 안에서 동물을 볼 수 있고, 야외라서 사람들 접촉이 적어 안전하다고 보고 바람 쐬러 왔다"고 말했다.
따만 사파리에 주말 나들이를 온 교민 어린이 정류진(11) 군도 "방학했음에도 코로나 때문에 갈 곳이 없었다"며 "오랜만에 많은 동물을 봤고, 특히 차를 타고 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경험이 좋았다"고 말했다. 따만 사파리 입장권을 끊으면 즐길 수 있는 놀이기구와 각종 동물 쇼는 일부만 운영됐다.
noano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0/07/06 06:06 송고
July 06, 2020 at 04:06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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